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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지작만지작/Golf mk7

BMW 528i 짧은 시승기

by ☕️🍬 2016. 8. 18.


사실 세그먼트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528i를 골프랑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긴 하지만 비교 대상이 골프 말고 없는걸 어쩌겠습니까! 그냥 대충 이런 느낌이구나 하는 정도로만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제가 탄 차량이 거의 대차용으로 사용된듯 합니다. 엄청나게 막 굴린게 티가 팍팍 나더군요. 스티어링휠이 너덜너덜해서 120km 이상 밟으면 막 떨리는 증상까지 나타나서 온전한 시승기라고 하기도 민망할 정도입니다. 이 점 감안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이번에도 차량 구매할 때 고민하는 부분 위주로 써내려 가고자 합니다.



1. 연비

일주일 동안의 평균 연비는 8.5km 전후였습니다. 고속도로에서 연비운전하니까 15.1km까지도 나와봤는데 동일한 조건에서 골프는 23km가 나옵니다. 500km도 채 타지 않았는데 기름값만 91,000원 나오더라고요. 골프였으면 500km 달렸을때 주유바늘이 딱 중앙에 위치합니다. 가솔린과 경유의 가격차도 있겠지만 돈으로 바로 따지고들면 500km 달리는데 528i는 9만원 들고 골프는 3만원 드는 셈입니다. 참으로 후덜덜한 연비가 아닐 수 없더군요.



2. 펀 드라이빙

이 녀석도 3가지 주행모드를 제공하더군요. 에코, 컴포트, 스포츠 모드! 에코랑 컴포트는 골프의 에코와 노멀과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528이 좀 더 빠릿하게 움직이는 느낌이었는데 그건 가솔린과 디젤의 차이일 수도 있고 배기량 차이일 수도 있는데 전문가가 아니라서 그냥 패스! 그런데 스포츠 모드로 몰면서 입이 쩍 벌어졌습니다. 골프 몰면서도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었는데 528은 그 이상이었습니다. 어느 블로그인가에서 528i를 '정장을 입은 운동선수'라 표현했던데 정말이지 딱 그 느낌이었습니다. 중형의 체급으로 이런 움직임이 가능하다니! 놀랍더라고요. 대차 받은 사람들이 왜 막 몰았는지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주행성능은 발군이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모드 변경을 할 때마다 일일이 버튼을 눌러가면서 해야 하는 점이었습니다. 안전하게 모드 변경하라는 배려일 수도 있겠으나 골프의 경우 기어를 아래로 한 번 내리면 바로 스포츠 모드로 변경이 되기에 비교가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3. 디자인

최근 모델이 아니란 것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5시리즈의 디자인은 암만 봐도 통통한 3시리즈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냥 제가 3빠라서 그런것 같습니다. 그래도 뭐 그냥 딱 봐도 BMW다 뭐 이 느낌입니다.



4. 실용성


(1) 뒷좌석

골프 뒷좌석보다 넓지만(당연한 얘길 하고 있네요) 국내 중형차보다 좁습니다. 이건 국내차량이 뒷좌석을 워낙 넓게 뽑아서 생기는 현상 같습니다. 그래서 제 지인들이 뒷좌석 보고 왜 이렇게 좁냐고 다들 뭐라고 하더라고요. 뒷좌석이 앉아 본 지인은 골프에 비하면 쇼파 수준이라고 하더라고요. 528은 뒷좌석에도 열선이 깔려 있더라고요. 이게 기본인지 옵션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탄 차에는 있었습니다.


(2) 시트

가죽 시트에다 전동 시트입니다. 다시금 전동 시트에 대한 필요를 느끼게 됐습니다. 특히나 메모리 시트 기능은 참으로 좋더군요. 차에서 잠시 쉴 때 의자 뒤로 제끼고 한 숨 자고 메모리 시트로 편하게 원상복구 시킵니다. 시트 포지션 바뀌는걸 싫어하는 제 입장에서는 애정이 팍팍 생기는 기능이라 골프에다 당장 이식하고 싶은 기능이었습니다. 메모리시트는 2가지로 저장이 가능했습니다. 


(3) 사이드 미러

처음에 운전할 때 고장난 줄 알았습니다. 왼쪽 사이드 미러가 광각 미러가 아닙니다. 검색해보니 2015년 부턴가는 다시 광각으로 달려 나온다고 하던데 그 이전 모델은 그래서 출고받자 마자 광각미러로 바꾸는 분들이 꽤 있었던 모양입니다. 감 잡는데만 3일 걸렸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감 잡고 나서도 자신이 없어서 왼쪽으로 차선 변경할 때는 차가 안 보일 때만 할 정도로 엄청 스트레스 받는 부분이었습니다. 


(4) 트렁크

골프 트렁크가 좁다는걸 다시금 절감했습니다. 넉넉한 트렁크가 주는 쾌적함이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마치 베란다 확장 공사 한 거 같은 느낌입니다. 유모차 접어서 넣는데도 스트레스가 덜 하더군요. 그런데 하도 해치백을 이용해서 그런지 트렁크 닫는게 은근히 불편해서 당황했습니다. 세단 트렁크 어떻게 닫았는지 순간 까먹었나 봅니다.


(5) 수납공간

의외로 골프보다 수납공간이 더 적고 작았습니다. 있을건 있는데 쓰기 참 애매하다고 해야할까요? 선글라스 넣는 칸도 따로 없던데요?


(6) 블루투스

차량 시동걸고 연결되기까지의 시간이 골프보다 빨라서 좋았습니다. 역시 빠릿빠릿하더군요. 근데 전화 통화시 중간에 자주 끊기는 현상이 발생하더라고요. 이건 근데 528 자체의 문제가 아닐 확률이 크겠죠. 그냥 막 굴린 렌트카라서 발생한 문제점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7) 썬루프

천장이 닫혀있길래 처음에 썬루프 없는줄 알았는데 버튼 누르니까 천장쪽이 뒤로 제껴지면서 썬루프가 나타났습니다. 근데 오픈은 안되고 틸팅만 되더라고요. 썬루프 썬팅이 안되어 있어서인지 햇빛이 너무 따가워 계속 닫고 다녔습니다.


(8) 네비게이션

BMW만의 문제가 아니란건 다들 아시리라 봅니다. 처음에 이용하고 그 다음부터 쭉 핸드폰 네비만 썼습니다. 그리고 HUD라고 해야하나요? 창문 앞쪽으로 화면 쏴주는 기술? 이걸 끄는 법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시속은 항상 눈 앞에 표시되더라고요. 크게 거슬리는것도 아니고 속도제한 구역에서는 은근히 편해서 좋았는데 순정네비를 이용하면 화면에 경로까지 나타내 줍니다. 근데 시트 포지션을 높게 형성하거나 저처럼 앉은키가 큰 사람은 네비 화면이 짤리게 됩니다! 이것도 조절하는 기능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만약 그런 기능이 없다면 좀 황당할 수도 있는 기능이라고 봅니다.


(9) 실내 조명

기본 조명은 주황입니다. 그런데 계기판이 버추얼 콕핏이라 계기판 색만 모드에 따라 변경됩니다. 에코일 땐 파란색, 컴포트일 땐 하얀색과 주황의 조합, 스포츠일 땐 빨간색으로 변하면서 그야말로 색 다른 재미를 보여줍니다. 근데 제가 골프의 하얀색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주황이 많이 어색하더라고요.


(10) 스피커

역시나 막귀라서 좋은건지 나쁜건지 모르겠습니다.


(11) 리모컨

잠금 버튼 한 번 누르면 사이드 미러는 그대로인채 잠기고 꾸욱 눌러야 사이드 미러까지 접히더라고요. 그러면서 깨달은 바가 있었습니다. 528도 온오프할 때 마다 별도의 소리가 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문을 잠궜는지를 두고 고민하지 않았다는 점인데요.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리모컨을 꾸욱 눌러야 접힌다는걸 인지하고 사이드 미러가 접히는지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 자리를 옮겼다는 점입니다. 근데 골프는 잠금 버튼 누르기만 하면 사이드 미러가 접히니까 사이드미러 접히는걸 보지 않고 자리를 뜨다가 내가 문을 잠궜나 하고 떠올릴 때 기억이 안나곤 했었거든요. 별거 아닌거 같지만 어쩌면 이런것도 다 계산이 된거 아닌가 싶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골프 받으면 소리 다시 안나게 하고 다녀볼까 생각중입니다.


(12) 에어컨

빵빵하니 좋습니다. 근데 오토의 기능은 정확하게 잘 모르겠습니다. 골프는 오토로 하면 풍량까지 알아서 조절했는데 528은 오토로 해도 풍량 조절을 따로 조절하게 되어 있더라고요. 뭐 이 방식이 더 맘에 드는 분들도 계시겠네요. 그리고 조수석 에어컨을 아예 꺼버릴 수도 있고 뒷좌석 에어벤트도 양쪽을 따로 조절 가능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발쪽으로 나오는 에어컨이 좋더군요. 골프는 아래쪽 에어컨 활성화 시켜도 나오는지 잘 못느끼겠는데 528은 샌들을 신고 운전하니 확실히 기분 좋은 바람이 솔솔 부는게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13) 브레이크

스무스하게 잘 밟힙니다. 각도 설정도 적당하게 좋습니다. 골프 브레이크도 각도가 딱 이랬으면 좋겠습니다.


(14) 미션

미션도 디지털화 됐다고 해야할까요? 오락실 조이스틱 느낌이 납니다. 근데 조금 다루다보니 금새 적응 되더라고요. 


(15) 스탑앤고

골프의 스탑앤고가 멈추고 달릴때의 구분이 명확해서 탈이라면 528은 아주 스무스하게 넘어갑니다. 굿! 굿!


(16) 어라운드뷰

어라운드뷰 완전 좋더라고요. 평행주차가 이렇게 쉽다니요. 왜 어라운드뷰로 인해 주차바보가 된다는건지 알겠습니다. 얘 하나만 의지하게 되네요.


(17) 핸들

그립감 적당합니다. 제 기준에선 아주 조금만 더 굵었으면 좋겠지만 무난하게 만족하며 사용했습니다. 근데 왜 핸들 열선 기능은 없는걸까요? 크루즈 컨트롤 기능도 없었습니다.  



이번에도 생각나는대로 끄적여 봤습니다. 일주일 정도 몰아본 소감은 참 괜찮은 차라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선 3시리즈보다 5시리즈 판매량이 더 많다죠? 실내 공간, 주행 성능, 운전 재미, 트렁크 공간 등등 어느것 하나 빠지지 않고 모든 요소에서 평균 이상의 만족치를 안겨주는 차량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딱 하나 걸리는게 있다면 그건 연비입니다. 


이번에 528i를 몰게 되면서 새삼 느끼게 된 것은 확실히 작은 차가 주는 특유의 매력이 있다는걸 알게됐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다시 골프를 몰아볼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